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초는 바로 Mnet에서 방송된 '슈퍼스타K'다. 2009년 7월, '슈퍼스타K'가 처음 방송될 때는 미처 몰랐을 것이다. 일반인을 상대로 오디션 서바이벌을 펼치는 프로그램이 지금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을 일으키는 신호탄이 될지 말이다. '슈퍼스타K'는 당시 케이블 TV 사상 시청률 9.3%라는 최고의 기록을 세우며 종영했다. 그런데 1년 뒤 방송된 '슈퍼스타K' 시즌2(2010)는 그 두 배가 넘는 21.2%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이 나오면서 공중파 방송 3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으며, 덕분에 대한민국은 다양한 분야의 오디션 프로그램들로 넘쳐났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일반인이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보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슴속에만 가지고 있던 자신의 '꿈'을 되새기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 또 나날이 높아지는 방송사들의 상금 경쟁도 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처음 '슈퍼스K'가 상금 1억원을 내세웠을 때만 해도 다들 '놀라운 금액'이라고 입을 모았는데, 그 뒤로 상금의 액수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2, 3년 동안 방송 3사와 케이블 TV 등의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은 주인공, 실력보다는 눈에 띄는 외모와 재치 있는 입담 등으로 이슈메이커가 된 주인공들도 있다. 그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톱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와 관심을 받았다. 오디션 프로그램만 끝나면 금방이라도 앨범을 내고 톱스타 대열에 합류할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정작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나고 난 뒤 이들의 활동은 미미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출된 스타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본인이 그토록 원하던 가수의 꿈을 이루었을까. 혹은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 중일까. 아니면 가수와는 상관없이 다른 길을 걷고 있을까. 각본 없는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며 톡톡히 눈도장을 찍었던 오디션 스타들의 근황이 궁금하다.
오디션 이후, 대박 난 주인공들
케이블 TV 시청률의 역사를 새롭게 쓴 '슈퍼스타K'의 첫 번째 주인공이다. 서인국(26)은 '슈퍼스타K' 시즌1에 출연하면서 다이어트에도 성공해 한결 슬림해진 몸매와 얼굴로 여심까지 사로잡고 있다. '슈퍼스타K' 시즌1 우승 직후, 음반 발매를 통해 가수로 데뷔했고 끊임없이 앨범을 발표하며 가수 활동을 펼쳤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그러던 서인국이 최근 연기에 놀라운 재능을 보이고 있다. 올해 가장 핫한 드라마 중 하나로 기억될 tvN의 '응답하라 1997'에서 주연을 맡아 드라마가 대박 나면서 연기자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서인국은 특별히 연기 지도를 받은 적이 없다고 알려졌는데, '응답하라 1997'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 데 대해 노래뿐 아니라 연기에도 재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어 MBC-TV 주말드라마 '아들 녀석들'에 연달아 출연하고 있어 최근에는 가수보다는 연기에 더 치중하는 듯하다. 하지만 서인국은 가수와 연기 둘 다 각각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모두 열심히 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서인국은 '슈퍼스타K' 시즌1에서 받은 우승 상금 1억원 중 22%의 세금을 공제하고 7천8백만원을 수령해 어머니에게 드렸다고 한다.
허각(27)은 중학교 중퇴에 환풍기 수리공이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좁은 환풍기 안에서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는 그의 힘들었던 과거도 알려졌다. 이런 사연이 보도된 이후에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덕분에 허각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가수로서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며 활동하고 있다. '슈퍼스타K' 시즌2의 우승 상금은 시즌1보다 1억원이나 더 많은 2억원. 이 상금은 아버지와 쌍둥이 형을 위해 전셋집 구하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K팝스타' 시즌1에서 2위를 차지한 이하이(17).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성숙한 중저음의 솔풍 목소리로 오디션 내내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YG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간 이하이는 앨범 발매와 동시에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다른 오디션 스타들이 앨범을 내놓고도 특별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하이의 새 앨범은 솔풍의 목소리에 비트를 더한 새로운 음악 덕분에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하이는 'K팝스타' 시즌1 준우승에 대한 부상으로 현대자동차의 i30 자동차를 받았으나 나이 관계상 부모에게 전달됐다.
울랄라세션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준우승을 거머쥔 버스커버스커는 올 상반기 음원 차트를 '올킬'하는 기염을 토한 실력파 뮤지션 그룹이다. 지난 6월에는 '1집 마무리 앨범' 발표와 동시에 타이틀곡 '정말로 사랑한다면'으로 또 한 번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인기리에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주인공들
폭풍 가창력으로 'K팝스타' 시즌1에 출연한 영상이 CNN에까지 소개될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을 인정받은 박지민(16). JYP 엔터테인먼트를 소속사로 선택한 박지민은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특전대로 데뷔하자마자 앨범을 발매하고 가수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박지민은 백예린과 듀엣 '피프틴앤드(15 & )'를 결성해 이하이보다 한 발 앞서 데뷔곡 '아이 드림'을 내놓았지만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다. 박지민은 'K팝스타' 시즌1 우승 상금 3억원 중 월드비전과 한빛재단에 각각 5천만원씩 총 1억원을 쾌척했다. 'K팝스타' 시즌1을 통해 받았던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었다는 것. 또 박지민은 부상으로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i40 차량을 받았으나, 아직 미성년자인 관계로 부모에게 전달됐다.
'슈퍼스타K' 시즌2에서 Top 3안에 들면서 신데렐라로 급부상한 장재인(21). 통기타를 들고 포크 음악을 하며, 댄스 음악 중심으로 편성돼 있던 우리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거리 공연을 밥 먹듯 하는 싱어송라이터로 알려진 그녀. '슈퍼스타K' 시즌2 출신 중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했고, '데이브레이커'라는 데뷔 앨범 발매 이후 차근차근 음악적 역량을 넓혀가고 있다.
존박(24)은 미국 출신으로 귀공자풍 외모와 매력적인 음색으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첫 데뷔 앨범 「노크(Knock)」가 발매 20여 일 만에 2만 장을 돌파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대어급 신인임을 증명했다. 데뷔 이후 꾸준하게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로 팬층을 확보하며 가수로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버클리음대에 합격한 '보이스코리아' 시즌1 우승자 손승연
'노래하는 괴물', '고음의 승부사'로 불리는 손승연(19)은 드라마 OST 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데뷔 앨범 「미운 오리의 날갯짓」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가수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그녀는 노래를 자유자재로 즐기며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 최근 1990년대를 휩쓸었던 타샤니의 히트곡 '경고'를 손승연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부르며, 인터넷상에서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현재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가수로서 활동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미국 버클리음대에도 합격했는데, 국내 활동으로 일단 입학을 1년 미뤄둔 상태. 손승연은 '보이스코리아' 시즌1 우승 상금 3억원과 영국과 미국 등 음악 도시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상금은 일부 기부할 의사도 있었으나, 좀 더 성공한 뒤 기부를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부모님께 돈 관리를 맡겼다고 한다.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그룹으로 화려한 퍼포먼스와 뛰어난 노래 실력, 무대 장악력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오디션 도중 리더 임윤택(32)이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었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유명 기획사들의 러브콜을 고사, 음악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자체 기획사를 차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음악을 하겠다고 밝혔다. 음악에 진정성 있는 고집이 느껴지는 울랄라세션. 올해 5월 첫 번째 미니 앨범 발매 당시에는 타이틀곡 '아름다운 밤'이 음원 차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주인공들
'위대한 탄생' 시즌1의 우승자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중국 출신의 백청강(23). 오디션 중에는 톱스타 같은 대접을 받으며 한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 교포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백청강 역시 오디션이 끝나고 정식 데뷔한 이후에는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건강 문제가 백청강의 발목을 잡았다. 현재 직장암 1기 진단을 받고 선종 제거 수술을 받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인 것. 또 12월 말에는 재수술을 받을 예정이라 당분간 그가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 듯하다.
'위대한 탄생' 시즌1에서 Top 4의 자리에 오른 손진영(27).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멘토였던 김태원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고, 부활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기 때문에 가수로 먼저 활동할 것 같았는데,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던 경험 덕분에 연기자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 MBC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고정 게스트에 이어 MBC-TV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리포터로 활동 중인 그는 내년 방송되는 MBC-TV 드라마 '7급 공무원'에서 국정원 요원 역할을 맡았다. 우직한 성품과 개성 있는 외모 덕분에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찾아오는 것 같다고 말하는 손진영. 하지만 가수의 길을 포기하거나 저버린 것은 아니다. 가수든, 연기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라고 한다.
'위대한 탄생' 시즌2 우승자 구자명 청소년 국가대표 축구선수였다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구자명(23). 부상으로 축구를 그만두고 노래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파워풀한 목소리임에도 부드럽고 감미로운 감성을 지녀 여성들에게 높은 지지를 얻었고 '위대한 탄생' 시즌2의 최종 우승자가 됐다. 하지만 구자명 역시 가수보다 연기자로 먼저 변신을 시도했다. '위대한 탄생' 시즌2가 끝나고 뮤지컬 '위대한 탄생'에 출연했던 것이 계기가 돼 MBC-TV 월화시트콤 '엄마가 뭐길래'에 출연하고 있는 것. '위대한 탄생' 시즌2 우승 이후 구자명은 음반 제작비 2억원 이외에 1억원의 상금을 어머니에게 모두 드렸다고 한다. 집에 빚이 있어서 그 돈으로 빚을 갚았고, 조금 큰 집으로 이사를 했다고. 그 와중에 후배들에게 장학금도 나눠줬고, 한부모 가정에 도움을 주는 단체에 기부도 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선물로 차를 할부로 한 대 구입했다.
Top 2까지 올라간 엄친딸 배수정 '위대한 탄생' 시즌2에서 Top 2까지 올라간 실력자다. 배수정(29)은 영국 런던 출생으로 런던정치경제대학을 졸업하고 회계사로 활동하고 있어 '엄친딸'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위대한 탄생' 시즌2가 끝난 뒤 영국으로 돌아가 본업에 충실하고 있다.
훈남 싱어송라이터 데이비드 오 '위대한 탄생' 시즌2에 출연했던 데이비드 오(21)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싱어송라이터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어머니가 1984년 MBC 대학가요제 동상을 수상한 가수 고은희로 알려져 이슈가 되기도 했다. '위대한 탄생' 시즌2가 끝난 이후 MBC-TV '우리 결혼했어요'와 시트콤 '몽땅 내 사랑',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 등에 출연했다.
가수의 꿈 향한 준비로 한창인 주인공들
'위대한 탄생' 시즌2의 TOP 10에 들었던 주인공들 중 50kg(박민·이찬영), 정서경, 샘 카터는 멘토 윤일상이 수장으로 있는 내가네트워크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 50kg은 음반 준비에 분주하다. 샘 카터는 보이 밴드를 결성했고, 정서경 역시 데뷔를 위해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정훈 역시 이승환 소속사 드림팩토리에 들어가 가수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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