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1일 화요일

한국은 역시 세계 최강이었다


모토로라까지 사업 철수… 한국은 외산 휴대폰의 무덤
내년 2월말 휴대폰 부문 정리… AS·고객상담센터는 계속 운영
삼성·LG·팬택에 설 땅 잃고 치열한 보조금 경쟁에 밀려
국내 외국 휴대폰은 애플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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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택과 레이저로 휴대폰 시장을 휩쓸었던 모토로라가 국내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한다. 지난해 스마트폰에도 ‘레이저’ 브랜드를 내놓은 이후 한 해 동안 신제품을 한 종류도 내놓지 못하고 결국 시장에서 발을 뺀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모토로라 법인 자체가 철수하는 것은 아니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소비자 모바일 기기 관련 조직을 축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조직은 그대로 계속해서 운영되고 있으며 품질 보증과 고객 지원 서비스는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모토로라쪽은 밝혔다.
올 하반기부터 모토로라는 실적이 약한 지역에서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1차로 지난 8월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철수할 때도 한국과 호주는 제외한 바 있다. 판매량은 많지 않아도 전략 국가로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기 때문에 한국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았기에 충격을 더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결국 국내에서 연구개발과 소비자 제품 판매, 마케팅 조직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파워텔처럼 택시나 경비회사들이 쓰는 양방향 무전기를 다루는 아이덴 사업부와 케이블TV 방송을 위한 장비와 서비스 관련 사업은 계속 이어 나간다.
특히 모토로라는 한국에 스마트폰 판매 뿐 아니라 직접 연구개발 조직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이 조직도 운영을 멈춘다. 세계적으로 연구개발 조직을 재편하고 있는데 지금은 직접적으로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지역에 모든 조직을 집중할 계획이다. 전체 개발 인력 중 10%가량은 다른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 브랜드가 유난히 맥을 못 추는 양상이다. 지난 7월 말 HTC가 떠났고 11월에는 소니도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소니MC 조직을 소니코리아로 축소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모토로라도 국내 시장을 포기하며 이제 국내에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외산 업체는 애플과 RIM, 소니 뿐이다. 국내 기업들의 영향력 확대에 흠잡을 이유는 없지만 이대로라면 국내에서 살 수 있는 휴대폰 가짓수는 채 10가지도 남지 않는다. 모토로라의 사업 축소로 2013년 국내 휴대폰 시장은 시장의 다양성,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선택권, 경쟁도 축소되는 모양새다.
아래는 모토로라의 발표 전문이다.


모토로라코리아는 한국 내 휴대폰 사업에서 내년 2월 말 철수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모토로라는 더 이상 국내에서 휴대폰 신제품을 내놓지 않는다. 애프터서비스 및 고객상담만 계속 할 방침이다. 모토로라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에 AS조직과 고객상담센터를 지속 운영하며 1명의 고객이라도 있으면 끝까지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국내에서 진행 중인 ▦휴대폰 ▦무전기 ▦케이블방송 장비 사업 중에 나머지 무전기와 케이블 방송 사업은 계속 할 예정이다. 여기 맞춰 국내 직원 500명 가운데
 연구 개발 인력의 10%인 30명 가량은 미국 본사에서 근무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나머지 직원들에게는 사내 취업센터를 통해 재취업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로 국내 진출한 지 45년 된 모토로라는 국내 산업에서 상징성이 큰기업. 모토로라는 1967년 처음 한국에 들어올 때 국내에 최초로 반도체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삐삐'로 알려진 무선호출기 사업으로 통신사업에 발을 디뎠고, 1988년 '다이나텍'이라는 상표로 국내에 휴대폰을 최초로 소개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히트폰인 '레이저'이후 이렇다 할 인기 제품이 나오지 않아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하면서, 결국 구글에 인수되는 굴욕을 겪었다. 구글 인수 이후 미국 본사가 8월부터 전세계에 걸쳐 해외법인 3분의1을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국내 사업철수도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를 통해 4,000명이 감원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2,700명이 해외법인에서 정리해고 된다.

모토로라의 철수로 국내 휴대폰 시장에는 외산브랜드로는 애플만 홀로 남게 됐다. 대만업체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꽤 선전해온 HTC도 결국 지난 7월에 국내 사업을 접고 철수했다. 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의 리서치인모션(RIM)은 지난 3월 본사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발표한 뒤 국내에서 거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노키아도 KT를 통해 한때 제품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외산 브랜드들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 우선 세계 최강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팬택 등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국내에 3개나 있다 보니 외산 업체들은 설 땅이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 이유는 치열한 보조금 경쟁. 전세계적으로 한국시장은 보조금 체계가 가장 복잡하고 음성적 보조금 경쟁도 치열해 유통망이 약한 외산 업체들은 이를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국내 휴대폰 경쟁환경이 거칠고 삼성전자 애플 등 특정제품에 쏠림 현상이 심해 다른 외산 휴대폰업체들이 좀처럼 성공하기 힘들다"며 "앞으로도 애플 말고는 버틸 수 있는 곳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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